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산업계도 ESG경영전략을 구체적으로 수립해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에너지전환 및 산업·건설·수송·CCUS(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 등 관련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만큼, 녹색성장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기술력 확보와 효율적인 에너지 안전망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탄소국경조정제도 대응을 위한 RE100 및 한국형 K-RE100 참여도 촉구됐다. 연간 100GWh 이상 전력을 소비하는 기업 대상인 RE100과 달리 K-RE100은 국내 기업의 자발적인 재생에너지 사용 촉진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 및 전력주요 패턴에 따른 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만큼 참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10일 세계일보와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공동 주최한 ‘2023 세계에너지포럼’에서 참석자들은 글로벌 ESG 규제 심화 기조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의 ESG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김상협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장은 ‘글로벌 ESG 전망과 탄소중립 시대 기업의 생존전략’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탄소중립 녹색성장 시대를 맞아 ‘그린 빅뱅 퍼스트 코리아(Green Big Bang-First Korea)’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워싱턴 정상 회담에서 한미 정상이 맺은 안보-기술 동맹의 핵심은 ‘녹색동맹’”이라며 “이는 클린 에너지 기술패권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미국의 청사진에 한국이 함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탄소중립과 관련해 녹색성장 부문의 새로운 기회가 생겨났다. 2050 탄소 중립 목표는 곧 194조 달러의 투자기회인 셈”이라며 “원전·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믹스를 구축해 수요를 효율화하고, 관련 기술 확보 및 투자 지원, 배출권 할당 방식 개선 등을 통해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김광조 SK SUPEX추구협의회 부사장이 SK그룹의 ESG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김 부사장은 “ESG는 일시적 유행이 아닌 장기 트렌드이자 기업의 생존 조건”이라며 “SK그룹에게는 ESG 실천이 곧 SV(Social Value; 사회적 가치) 추구와 같다. 이에 따라 ESG 관련 그룹의 공통 핵심 지표를 선정하고, 자체 평가 및 개선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친환경 사업의 지속가능성에 주목해 주요 사업 영역별로 친환경 분야 신규 투자를 확대하고, 탄소 감축 및 제거가 가능한 기술 확보를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컨대 SK온의 EV 배터리 밸류체인 솔루션 투자, SK E&S의 신재생에너지·수소사업 투자, SK지오센트릭의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기술 확보 등이 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박성우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정책실장이 ‘탄소국경조정제도 대응을 위한 스마트한 RE100 이행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박 실장은 “EU와 미국이 대표적으로 ‘탄소국경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RE100 이행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며 “삼성·SK 등 국내 주요 기업들 역시 이에 맞춰 ESG 경영 활동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K-RE100은 국내 전기소비자가 재생에너지 전기를 사용하고,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받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위해 한국에너지공단은 녹색프리미엄 임찰방식 개선, 직접전력구매(PPA)지원 방안 마련, RE100 컨설팅 지원 등을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희택 세계일보 및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사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미국의 ‘청정경쟁법(CCA)’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흐름에 따라 산업계에서는 친환경 탄소 배출 제로를 추구하는 ‘기후경영’이 필수 생존 전략”이라며 “이에 세계에너지포럼은 ‘ESG·기후경영을 위한 기업의 생존전략’에 대한 효율적 방안과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세계에너지포럼’은 글로벌 탄소중립 동향을 알아보고, 효율적인 에너지 정책 방향 및 산업계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온·오프라인 병행 방식으로 진행된 이날 포럼은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김진희 기자 purpl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