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비싸도 착하면 산다"… 생활가전·용품업계도 친환경 바람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10 17:28

수정 2021.11.10 17:28

착한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자
기업들도 친환경 소재 도입 활발
제품은 물론 포장재까지 적용
올클린 공기청정기 그린242 SK매직 제공
올클린 공기청정기 그린242 SK매직 제공
일상 생활에서 환경 친화적인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친환경'이 생활가전·용품 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이른바 '가치소비', '착한소비'로 불리는 새로운 소비트렌드의 확산으로 생활가전·용품업체들이 친환경 제품 라인업을 대거 확대하고 있다. 기존 제품에 비해 가격대 높아도 판매가 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사회적 책임을 중요시하는 ESG 경영 확산 등으로 친환경제품 개발과 자원 절약을 위한 아이디어 발굴에 나서는 업체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친환경소재 제품 출시 러시

10일 생활가전·용품 업계에 따르면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제품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생활가전에 반드시 들어가는 플라스틱을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대체하고, 포장재를 친환경 소재로 바꾸거나 아예 불필요한 포장을 없애는 등 플라스틱 사용 절감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SK매직이 지난달 출시한 '올클린 공기청정기 그린242'가 대표적이다. 친환경 플라스틱(PCR-ABS)으로 만든 제품으로 버려진 가전·전자 기기 플라스틱에서 추출해 만든 재생 플라스틱 적용률이 99.5%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제품 내·외장재 모두 친환경 소재를 적용했다. 폐기후에는 또 다른 제품으로 100% 자원 재순환이 가능하다. SK매직은 그린 267, 285 등 친환경 소재를 전면 적용한 그린 컬렉션 제품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다.

깨끗한 나라는 업계 최초로 물티슈 캡에 재생 플라스틱 50%를 적용했다. 생분해 가능한 100% 레이온 원단을 적용한 '올그린 물티슈'도 내놨다. 유아용품 브랜드 스토케도 고품질 친환경 소재가 적용된 유아용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유아의자 트립트랩의 액세서리는 옥수수 원료로 만든 유기농 면과 도토리 추출물 염료 등 자연 소재로 제작했다.

적극적인 방식의 친환경 캠페인도 전개되고 있다. 깨끗한나라는 지난 10월 제지업계 최초로 300억원 규모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확보된 자금은 에너지 회수 시설과 오염물질 저감 설비 등 환경설비투자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케아는 중고 가구를 되파는 '바이백 서비스'를 이용 시 오는 16일부터 26일 행사 기간에 매입가의 50%를 추가로 지급하는 그린 프라이데이를 진행중이다. 매입된 제품은 수리를 거쳐 각 매장 알뜰 코너를 통해 재판매된다. 글라스락은 '용기있데이' 이벤트를 통해 카페나 음식점에서 다회용기, 텀블러 등으로 음식을 포장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인증하면 경품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가격과 품질을 따지는 단계를 넘어 소비활동이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윤리적 가치를 생각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며 "특히 MZ세대가 SNS 등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기업들은 ESG 키워드에 충족하는 착하고 친환경적인 제품을 만들어야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비싸도 잘 팔려 '가치소비' 확산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관련 마케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은 결국 매출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ESG경영 등 기업의 사회적 역할 측면도 있지만 친환경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제품 판매 실적도 기대치를 웃돌고 있다.

친환경 플라스틱 적용을 대폭 늘려 업계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SK매직은 최근 제품 구매 요인에 대한 자체 소비자 조사 결과 친환경 소재 적용이 소비가 구매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했다.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제품의 구매 호감도는 78.2%로 일반 제품에 대한 구매호감도 35.5% 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SK매직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친환경 제품이 평균 1.5배 비싼 가격에도 잘 팔리고 있다"면서 "현재 SK매직은 친환경 확대를 위해 기존 제품과 동일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고, 앞으로도 친환경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프라이데이를 통해 중고 재품 재활용에 적극 나선 이케아 측도 "최근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90%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행동을 적극적으로 실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며 "2030년까지 전체 제품에 재생 가능한 재료 및 재활용 소재를 100% 사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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