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패키징 전쟁⑤]"봉지라면 나와"…끓였더니 진국, 용기 있는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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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4.09. 오전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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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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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늘면서 봉지면보다 용기면 인기
매출 4년새 21% 증가 …시장규모 7700억원
전자레인지 조리땐 99도 유지해 깊은 맛

오뚜기 '발포재질 스마트그린컵' 확대 적용
신라면블랙사발, 녹지 않는 특수 종이 눈길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이제 컵라면(용기면)도 끓여먹는 시대가 왔다. 라면업계가 기술력을 앞세워 전자레인지 용기를 개발하면서 '끓여먹는 컵라면' 시대가 도래한 것. 그야말로 용기면의 진화다. 오뚜기는 지난해10월 진라면 2종을 시작으로 '전자레인지 용기면'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1982년 육개장사발면으로 용기면의 대중화를 이끈 농심도 용기면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 '끓여먹는 컵라면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1인 가구 늘면서 '봉지라면'보다 '용기면'= 국내 라면 시장에서 용기면이 자리잡기 시작한 시기는 1982년. 농심이 '육개장사발면'을 출시하며 사실상 본격적인 용기면 시대가 열렸다. 이후 1986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거치면서 용기면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육개장사발면을 시작으로 35년간 국내 용기면 시장은 300배 넘게 성장했다. 1982년 25억원 규모였던 국내 용기면 시장은 지난해 기준 7700억원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2조1500억원 규모의 국내 라면 시장에서 용기면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4%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는 최대 36%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용기면 시장 성장은 라면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나오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편의점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다양한 맛의 제품을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기 때문이다. 실제 라면 원조국 일본은 이미 용기면 시장이 봉지면 시장보다 2배 이상 크다. 1등 브랜드 역시 컵누들이라는 용기면이다.

용기면은 끓는 물을 부어 몇분간 기다렸다가 먹는 게 일반적이다. 봉지라면처럼 냄비에 끓여서 먹는 방식이 아니고 데워먹는 방식이기 때문에 면발과 국물맛 등이 봉지라면과 차이가 있다. 하지만 용기면을 전자레인지로 조리하면 물의 온도가 전자레인지 조리 과정 내내 100도 전후로 유지가 돼 끓는 물에 조리하는 것처럼 국물맛이 진해진다.


◆오뚜기만의 기술력 '발포재질의 스마트그린컵'= 오뚜기는 2009년 '오동통면'을 최초로 전자레인지용 종이 용기면으로 출시했고 이후 진라면,참깨라면, 리얼치즈라면 등 용기면 제품을 순차적으로 전자레인지 겸용 용기로 적용하고 있다.

오뚜기의 용기면은 단순 종이용기가 아닌 발포 재질의 '스마트그린컵'으로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 그린컵'은 탄소발생 저감에 기여하는 친환경 용기로 외면의 발포층이 열손실을 줄여 손으로 잡았을 때 덜 뜨겁고 내면은 따뜻하게 해줘 더욱 맛있는 용기면 제품을 취식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오뚜기는 2014년 국내 최초로 기존 컵라면 용기에 차별화된 발포컵 재질의 용기를 적용해 현재 모든 오뚜기 제품에 스마트 그린컵을 사용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다른 전자레인지용 용기면의 경우 외면 재질이 종이 재질이지만, 스마트그린컵은 발포 재질로 오뚜기만이 독점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이라고 전했다.

최근 선보인 '오뚜기 굴진짬뽕' 용기면은 진하고 풍부한 맛의 굴짬뽕의 맛을 그대로 용기에 담은 제품으로 더욱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기존 용기면처럼 뜨거운 물을 붓고 3분 후에 먹거나, 끓는 물을 붓고 전자레인지에 1분40초만 조리하면 끓여먹은 라면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진라면 2종을 시작으로 참깨라면, 진짬뽕까지 전자레인지용 용기를 확대 적용했고 리얼치즈라면, 굴진짬뽕은 출시부터 전자레인지 겸용으로 개발했다"며 "현재 용기면 7종에 대해 적용을 완료했고, 곧 나머지 국물류 용기면도 모두 전자레인지 겸용으로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자레인지에 들어가니 면발이 더욱 쫄깃해진 신라면 블랙사발= 농심은 용기면 시장에서 '전자레인지 용기면'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물을 붜 데워먹는 방식의 기존 용기면보다 진화한 전자레인지로 조리해 먹는 차세대 용기면 시장을 이끌어가겠다는 것. 이에 농심은 지난해 11월 주력브랜드인 기존 신라면블랙컵을 전자레인지 조리 가능 용기면으로 업그레이드한 '신라면블랙사발'을 출시했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블랙의 맛을 업그레이드하고 전자레인지 용기면 제품을 출시한 것은 봉지라면의 맛과 용기면의 간편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신라면블랙사발은 전자레인지로 조리시 용기가 녹지 않는 특수 종이 재질이 사용됐다. 끓는 물 온도인 100도 전후로 오랜 시간 가열해도 용기 재질에 변화가 없어 안전성에 우려가 없도록 했다. 농심 연구개발(R&D)센터는 "끓는 물을 붓고 표준 조리시간(2분) 보다 훨씬 긴 20분 동안 전자레인지를 돌려본 실제 실험에서도 내부 용기재질의 변화는 없었다"고 안전성을 설명했다. 농심 신라면블랙사발 용기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한 전자레인지 조리 가능 소재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블랙사발은 단순히 전자레인지에 조리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 아니라 전자레인지로 조리했을 때 더 맛있는 면발과 국물이 구현되도록 설계된 것"이라며 "'컵라면인데 끓인 라면처럼 면발이 탱탱하다', '일반 컵라면과 굉장히 다른 차원이다'라는 소비자 반응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편의점 이용과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조리해 먹는데 친숙한 1020 소비자들에게 초점을 맞췄다. 신라면블랙사발을 시작으로 향후 전자레인지 조리 용기면 신제품 출시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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