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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떠오르는 기술’ 10가지 / 이상엽 카이스트 특훈교수 / 경향신문 2019.07.24


[이상엽의 공학이야기]올해 ‘떠오르는 기술’ 10가지

계경제포럼은 2012년부터 매년 수년 내에 우리 사회와 실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되는 기술을 10가지 선정해 발표해 왔다. 올해는 지난 1~3일 중국 다롄에서 개최된 하계 다보스포럼에 맞추어 2019년도 ‘10대 떠오르는 기술’을 발표하였는데 세계경제포럼의 발표 자료에 근거하여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는 순환경제를 위한 바이오플라스틱이 선정되었다. 내 연구실에서도 오랜 기간 연구하여 상당한 기술을 축적한 미생물이 직접 생산하는 생분해성 고분자가 포함되었다. 또한, 지구상에 가장 풍부한 리그노셀룰로직스 분해물을 원료로 미생물 발효에 의해 단량체들을 생산하여 플라스틱을 합성하는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 기술들도 포함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문제가 급부상하였고, 그에 따라 예전부터 개발되던 기술들이 본격적으로 더 발전하면서 선정되게 되었다. 상대적으로 높은 생산 가격은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두 번째로는 사회적 로봇이 선정되었다. 인공지능으로 나날이 똑똑해지는 로봇은 카메라와 다양한 센서들을 이용하여 사람들의 사회적 지능과 감성지능을 빠르게 배우고 있으며 상대방을 보고, 말하는 것을 듣고 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를 유추하는 알고리즘을 장착하기 시작하였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사가 만든 로봇 페퍼는 초보적이기는 하지만 얼굴과 기본적인 인간의 감정을 인지하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1만5000대가 공항고객서비스, 쇼핑도우미, 호텔 체크인 등을 도와주고 있다. 블루 프로그 로보틱스사의 버디는 보다 더 많은 감정표현을 하며 비서업무와 집의 자동화와 보안업무까지 해내는 로봇으로 발전하였다. 소비자용 로봇은 2025년에는 20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되며, 고령화 사회를 맞아 사회적 로봇은 더 빠르게 발전해 나갈 것으로 예측되었다.  

세 번째로는 나노구조와 나노구멍 등으로 덮은 마이크론 수준의 얇은 표면을 만들어 유리로 만든 렌즈를 대체할 수 있는 메탈렌즈가 선정되었다. 아직은 대량생산과 유리만큼 좋은 성능으로 빛을 투과하게 하는 문제들이 해결되어야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극복되면 휴대폰의 카메라뿐 아니라 전문가용 카메라, 실험실 광학현미경 등을 아주 작게, 그리고 값싸게 만들게 되는 날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네 번째로는 무질서한 단백질들을 신약 타깃으로 하는 기술이 뽑혔다. c-Myc, p53, K-RAS, NUPR1 등과 같이 암에 연관된 무질서한 단백질들은 구조가 계속 변화되어 신약 타깃으로 삼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최근 눈부신 생물물리학의 발전과 계산능력의 향상으로 이러한 무질서한 단백질들도 신약 타깃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앞으로 암과 치매 등의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섯 번째로는 환경오염을 줄이는 똑똑한 비료가 선정되었다. 농작물 재배 시 수율을 올리기 위하여 질소와 인비료를 듬뿍(?) 뿌린다. 하지만 대부분은 식물의 영양성분으로 흡수되지 못하고 궁극적으로 대기나 하천으로 손실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비료성분들을 작은 캡슐에 담아 토양의 온도, 산도, 습도 등에 따라 천천히 내 놓도록 하는 서방형 그리고 조절형 비료기술이 개발되었다. 앞으로 인공지능과 센서 기술들이 결합되면서 원하는 때와 장소에 이렇게 맞춤형으로 비료가 제공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여섯 번째로는 가상 모임 협업기술이 선정되었다. 멀리 떨어진 여러 사람들이 한곳에 모이지 않고도 함께 일하는 것과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술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결합하고 5G 기술을 등에 업고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제 스카이프 미팅과 같이 멀리 떨어져 정보만 교환하던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실질적으로 협업을 할 수 있는 날도 기대해 본다. 

일곱 번째로는 첨단 식품 추적과 포장기술이 선정되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매년 6억명이 식중독에 걸리고 그중 42만명이 사망한다. 앞으로는 작은 센서를 식품 포장이나 접촉면에 넣어 음식이 상했는지, 개봉한 지 얼마나 지났는지, 주변 온도의 변화에 따라 상하는 정도를 예측하여 섭취가 가능한지 여부까지도 알려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기술과 연계하여 생산부터 소비까지의 전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여덟 번째는 안전한 핵반응기 기술이 선정되었다. 현실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 충분한 에너지를 얻는 것에 원자력만큼 좋은 것이 없다. 대부분은 안전하지만 만약 사고가 나면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걱정거리다. 현재 핵반응기는 핵연료로서 우라늄 다이옥사이드가 들어 있는 지르코늄 합금막대를 사용하는데 냉각수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지르코늄이 과열되면 물과 반응하여 수소를 만들고 이것이 폭발할 수도 있다. 실제 2011년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그러했다. 따라서, 전기 공급이 끊겨도 냉각에는 차질이 없도록 하는 기술과, 아예 물 대신 액체 소디움이나 용융염 등으로 물을 대체하여 수소 생산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하는 기술 등이 개발되고 있다. 

아홉 번째로는 DNA 데이터 저장기술이 선정되었는데, 이 기술에 관해서는 내가 세계경제포럼 10대 기술 발표 시 해설을 해주었다. 현재 빅데이터 시대에 사는 만큼 흥미로운 주제이므로 다음번에 상세히 다뤄보고자 한다.  

열 번째는 재생에너지의 대용량 저장기술이 선정되었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점점 늘어남에 따라 에너지 저장기술도 빠르게 발전해 왔는데, 여분의 에너지를 물의 위치에너지로 바꾸었다가 사용하는 것이 현재까지 가장 널리 쓰였으나, 리튬이온 배터리를 이용한 저장도 급속히 늘고 있고, 흐름전지 기술을 이용한 에너지 저장도 활발히 연구 중이다.

이상에서 보았듯이 올해 ‘10대 떠오르는 기술’에는 에너지, 헬스케어, 식량, 신소재 등 다양한 기술들이 뽑혔다. 앞으로 이 기술들이 미래에 어떻게 전개되어 나갈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들을 포함한 중요한 미래기술들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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